여덟 번째 계란 이야기 - 마냥 밝지는 않은 3월 회고록
안녕하세요? 계란입니다. 차가운 겨울은 지나가고 따스한 봄이 저희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회고록을 쓰기 위해 나타났습니다. 원래도 재미는 없지만 이번 회고록은 더 재미가 없을 거 같습니다.
티스토리를 엄청 오랜만에 들어온 기분입니다. 3월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거 같군요.. 3월이 지나가기 전에 좋은 소식을 들고 온다 했는데, 저 드디어 취업했습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IT 업계에 몸을 담게 되었지요.
3월은 거의 취업과 관련한 활동을 하여서 따로 리스트 추출은 진행하지 않고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끄적이겠습니다. 친구들을 만나긴 했지만 진짜 거의 취업 활동을 했기 때문이죠.. 대신 캘린더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모자이크를 하기도 했고, 일정이 별로 없다고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놀랍게도 저기 중 절반 이상은 취업과 관련한 활동이었지요. 그래서 이번 회고록은 그냥.. 그냥... 정말 간단하게 일기 느낌으로만 끄적이고 샤샥 사라지겠습니다. 이번에는 존댓말보다는 반말이 끌려서 반말로 적어 내려가보겠습니다!
3월은 거의 취업 활동만 해서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갔다. 전부터 조금씩 취업 준비를 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한 것은 2023년 12월 중순부터였고 취업 확정이 된 것은 3월 중순쯤이었으니 약 3개월 정도 걸렸다. 지금은 3월 25일에 첫 출근을 한 직장인이 되었다.
취준 3개월 동안 100개가 넘는 기업에 지원을 하였고 그중에서 서류 합격한 기업은 단 8곳뿐이었다. 그중에서 면접을 보러 간 기업은 3곳이었다. 사실 내가 면접 불참하겠다고 말한 기업도 몇 개 있다. 3월이 지나기 전에 꼭 취업을 하겠다고 말했었지만, 지금같은 개발자 취업 빙하기에 이렇게 빨리 취업이 될 줄은 몰랐다. 막상 취업을 하고 나니 오히려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거 같다.
솔직히 말하면 난 운이 좋았다. 현재 나는 직장에서 AI 부서로 들어가 LLM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AI 관련 프로젝트 경험이 단 1개뿐이었고, 논문 작성 경험은 있지만 AI 관련 연구 논문이 단 1개도 없으며 AI 관련 지식은 연구실 세미나 및 개인 공부뿐이었다. 거의 무경력이라고 해도 무방한데 학사 신분으로 AI 분야 취업을 하게 되어서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서류 탈락의 쓴맛을 많이 보긴 했지만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다. 주변 친구들이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그런 거 같다. 이미 취업한 친구들은 조언을 해주었고 같이 취준을 하는 친구들은 함께 으쌰으쌰 했다. 특히 학창 시절 친구들은 대학교를 다니면서 잘 못 챙겨줬었는데, 졸업하고 돌아보니 아직 내 주변에는 정말 좋은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최근, 내가 의도적으로 연락을 무시했던 친구에게 갑자기 연락이 왔었다. 요즘에는 이 친구에게 별생각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냥 연락을 보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서울에서 만남을 가졌다. 진짜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옛날보다 훨씬 정신을 차린 모습이었고 성숙해 보였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데 그 친구는 정말 많이 달라져있었다. 친구는 "내가 처한 현실에서 좀 더 나아지고 싶어서 집을 떠나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어. 서울로 온 이유는 그냥 오고 싶어서였고, 계획 없이 올라왔지만 일단 일을 구하고 시작해 보니 어떻게든 살아지더라" 대충 이것과 비슷한 말을 하였다.
이 친구는 현재에서 더 나아지고자 행동으로 실천한 것이다. 그런 강한 모습을 보고 정말.. 사람이 엄청 성장해서 돌아올 수 있구나를 느꼈다. 친구와의 만남을 통해 느낀 점은,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놓인 상황이 괴로워도 내가 이 상황을 바꾸고 싶은 의지를 바로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괴로운 시간에서 더 빠르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취업에 성공하고 나니 머릿속이 복잡해졌었는데 정말 이렇게 또 친구에게 배움을 얻었다. 나도 주변 사람들을 보며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싶다.
그렇지만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머릿속의 복잡함은 아직 남아있는 거 같다. 회사 선배분들도 친절하시고, 모르는 것을 질문하면 잘 알려주신다. 회사 분위기도 좋고 아직은 힘든 점이 없다. 근데 왜 이렇게 머릿속이 복잡하고 심경이 복잡미묘한지 모르겠다. 사람은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이롭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과거의 기억을 안고 현재와 미래를 나아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아예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면 좋았던 과거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니까 좋지 않은 거 같다.
이렇게 머릿속이 복잡해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도 그 친구처럼 현재의 복잡미묘한 상황에서 얼른 벗어나고자 미래 계획을 설계하려고 하고 있다. 일단 전공 살려서 취업하는 목표를 이뤘으니 좀 더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시간은 돈과 같다. 이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게 사용할 것이고 이제는 나에게 좀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거 같다. 그리고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고 어떤 것을 즐겨하는지 어떤 것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할 거 같다.
4월에는 좀 더 바쁘게 살아야겠다. 몸이 바쁘면 머릿속은 자연스럽게 비워질 것이다.